마스님이 올린 '사이먼 앤 가펑클' 공연영상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옛날 영화, '졸업' 얘기를 꺼내놓긴 했습니다만,
'졸업'의 내용을 모르는 분들은 당췌~ 뭔 얘긴지 지루했을테고,
태반은 중간에 끊고 나가셨을테고,
그런데도 느닷없이 아무도 시키지 않은 연재란 걸 시작하며
노인과 바다니 조 디마지오니 마릴린 먼로니 주절주절 이어가니 무지 심심하니~ 하셨을 겁니다.
죄송한 노릇입니다.
사람이 살긴 살았는지조차 궁금한 옛날 옛적, 1967년에 개봉한 영화 얘긴데,
그냥 느티나무도 아니고 젊은 느티나무의 젊은 회원들에게 공감을 얻기란,
올 여름 삼천사 계곡에서 알탕하기 만큼이나 어려운게 사실이니까요.
언제적 '더스틴 호프만'이냐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쓰는 이유는, 진짜로 무지 심심해섭니다.
마늘도 다 까놨고......^^;;
여하튼 이번에는 덜 지루하시라고,
2005년에 개봉한 최신영화...그럼 그렇지....10년 묵은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말이 필요 없는 매력남, '케빈 코스트너'(보 버로우즈 역)와
브래드 피트의 전처이자 미드 '프렌즈'로 유명한 '제니퍼 애니스톤'(사라 허팅어 역)이 나왔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 퓨 굿맨', '미져리' 등을 연출한 명장 롭 라이너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Rumor Has It, 2005.
우리말 제목은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부고란을 담당하는 사라 허팅어는 남자친구 제프의 청혼을 받아들였지만,
자신이 진짜로 결혼을 원하는지 확신이 없어 고민입니다.
여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약혼자 제프와 함께 고향인 캘리포니아 파사데나로 돌아온 그녀는,
돌아가신 엄마 대신 외할머니 캐서린과 결혼의 불안에 대해 얘기 하던 중 뜻 밖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은 30년전 사라의 엄마도 마찬가지였으며,
결혼식을 코 앞에 두고 이상한 남자와 도망쳤었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스토린데.....
그렇습니다.
우리 영화 '병태와 영자'를 비롯하여 수 많은 영화, 드라마, CF, 웨딩사진에서까지 패러디 되는
'졸업'의 명장면이 딱 떠오릅니다.
평소 자기만 가족들과 좀 다르다고 의심하던 사라는,
외할머니로 인해 헤질러진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의 친구를 찾아가 엄마에 대해 묻던 중,
충격적인 얘기를 듣습니다.
저 유명한 영화 '졸업'이, 파사데나에서 있었던 실제 스캔들인 자기 가족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답니다.
그러니까 외할머니 캐서린이 바로 '미세스 로빈슨'?
갑자기 머리에 쥐가 납니다.
'졸업' 못봤다고 했잖냐, 또 시작이냐?...어디서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근데 이 영화는 '졸업'의 내용을 모르면 소개가 불가능하네요.
이제라도 '졸업'의 줄거리를 소개하는게 낫겠습니다.
처음에 꺼냈어야 했는데, 혹시 나중에 볼 분이 계실지 몰라 버티다가 그만,,,,,-.-;;
그리하여 아래는 '졸업'의 스토리 요약입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벤자민(더스틴 호프만)은 고향으로 돌아와 백수의 길로 들어서던 중,
아버지 동업자의 부인인 미세스 로빈슨(앤 반크로프트)의 유혹을 받고 갈등은 잠깐,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기쁨을 아는 몸'이 되어 허우적대다가,
방학이라고 집에 돌아온 로빈슨 부인의 딸 일레인(캐서린 로스)을 만났는데, 그녀는 너무 예뻤다....
어머님이 누구니,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난 여자가 있는데, 내가 미쳤지.....그러면서도 사랑에 빠지고,
텔미 텔미, 노바디 노바디 원츄~ 24시간이 모자라....
당연히 로빈슨 부인은 절대 안돼! 를 외치고,
그 와중에 일레인은 엄마와 벤자민의 관계를 눈치 채고,
충격 속에 떠나가고,
사랑에 미친 금사빠 벤자민은 날 떠나지마~진짜 미친듯 일레인을 따라다니고,
우리 정서로는 이해불가지만 일레인도 조금씩 흔들리고,
그러다 이건 아니지 싶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려는데 결혼식장에 나타난 벤자민이 일레인을 데리고 도망간다는,
스토리만으로는 막장 맞습니다.
내용은 어쨌거나,
한편의 최신 뮤직 비디오에 뒤지지 않는 유려한 영상과 적절해도 너무 적절한 OST로 인해
기쁨을 아는 눈과 귀를 만족시킵니다.
다시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로 돌아오겠습니다.
'졸업'의 미세스 로빈슨은 외할머니 캐서린이 모델이었고,
미세스 로빈슨과 육체로 상관하던 벤자민은 ' 보 버로우즈"라는 사람인데,
실제로 결혼식 일주일 전에 엄마를 데리고 도망갔었고.
며칠 뒤 돌아온 엄마는 아버지와 결혼을 했다는 소문을 들어버린 사라.
혼란스럽습니다.
자기만 가족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여기던 사라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친부에 대한 의심을 안고
보 버로우즈를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버로우즈 (케빈 코스트너)를 찾아 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래 전부터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보 버로우즈.
그런데, 너무나 매력적인 중년의 남자.
버로우즈 : 사람들은 모두 미래를 불안해하며 살아. 나도 둘째가라면 서러웠고.
사라 : 어떻게 이겨 내셨어요?
버로우즈 : 사고도 엄청 치고 외국에 가서도 살고, 마약에도 손대고 사이비 종교도 믿고.
사라 : 우리 할머니랑도 자고.
버로우즈 : 그때 누군가 심오한 말을 던져 줬지. ‘현재를 살아라 Be Present’
우리는 가끔 또는 자주 미친 듯, 미친 척, 살지 않으면 그 날이 그 날처럼 그렇게 살다가 말거야.
사라와 버로우즈는 서로에게 빠지고 꿀 같은 며칠을 보냅니다.
외할머니와 부적절했고 결혼식 직전의 엄마와 도망쳤던 남자를 탐하는 사라.
금사빠도 유전인가 봅니다.
앗, 그런데 어쩌다 약혼자 제프에게 들키고, 제프는 떠나갑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죄, 들킨 죄.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돌아온 사라, 아버지와 대화를 나눕니다.
사라 : 엄마랑 결혼하기 전에요,
엄마가 며칠,,,,사라졌던 것을 기억하세요?
아빠 : 멕시코에 갔던 일?
사라 : 네
아빠 : 보 버로우즈랑?
사라 : 알고계셨어요? 그럼 왜 그때 아무 말도 안하셨어요?
아빠 : 뭐하러,.....
엄마를 얻은 건 나야....
사라 : 왜 돌아왔는지 물어보셨어요?
아빠 : 날 사랑했으니까.
보와 함께 있는 건 모험이라고 느꼈고
평생은 나와 함께 살고싶다는 걸 알았다고 했어.
엄마는 사과하며 모든 일을 말하려 했지만, 난 들을 필요가 없었지.
내게 돌아왔으니까....
사라 아빠, 속은 썩어문드러졌는지 몰라도 겉으론 쿨 합니다.
대화 중에 친딸임을 확인 받은 것은 덤.
나머지 스토리는 그냥 그래서 패쓰~
명감독과 명배우들이 만든 조금 어이 없는 영화입니다.
'졸업'에 이어지는 스토리를 소개할 뿐, 감상을 권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혹시 보신다면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는 충분합니다.
일레인을 향해 폭풍처럼 달려드는 벤자민의 눈 먼 사랑,
분명 안정을 바라는데 흐르는 모험의 피를 어쩌지 못하는 일레인의 일탈 사랑.
마릴린 먼로를 향해 꺼지지 않는 디마지오의 구들장 사랑.
과거조차 안아주는 사라아빠의 집밥 사랑.
전혀 나쁘지 않게 보이는 나쁜 남자 버로우즈의 물 같은 사랑.
진짜 사랑은 무엇일까요?
어렵습니다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내가 아는 사랑의 방식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는 점,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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