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투둑, 빗소리...

보장 자산 이야기

숲속편지 2007. 7. 4. 17:14

 

딴 집 신랑들은 돈도 잘 벌어다 준다는데

딴 집  아쉐이들은 공부만 잘한다는데
구멍가게는 망해가고
아쉐이는 시험기간에도 디립다 잠만 자지,
이거 뭐 사는 재미가 있어야 말이지.

 

살아도 사는게 아니고 웃어도 웃는게 아니다.

언젠가 용필형의 말마따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이로써 13년간 네번째 망하는 것인가..ㅋㅋ
또박또박 월급 받는 착한 직업 마다하고 사업하겠노라 맘 먹은 순간 부터
아무리 제사 돌아오듯 망하고 흥하고, 야반도주 조차 상가지상사라지만
남자, 마흔 중반... 착잡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나도 노후대책을 강구하기로 마음 먹었다.

첫째년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이마에 깻잎 붙이고 나가는 폼이
애비 등골이나 안빼먹으면 참 좋겠고....
그래, 이럴 때를 대비하여 없는 힘에 공들여 둘째년을 만든 것 아니겠냐.

 

나중은 모르겠고 아직은 공부를 즐기는 애완용  둘째 딸을, 
이리 오너라, 부른다.

'해리포터가 좋으냐 애비가 좋으냐' 그러면,
한참을 고민한 후에야, 립써비스인줄 알지? 하는 표정으로
간신히 '아빠..."를 읊는 여우 되겠다.

 

어이, 초딩~ 일케 부르면 무척 싫어라 하는 초딩 5학년인 둘째년에게,
"해리포터 왕팬을 위한 머글마법 백과사전"을 사주기로 약속한다.

그리곤 종이와 볼펜을 가져오라고 이른다.
딸아이는 머글마법 백과사전을 읽을 생각에 흥분 상태가 되어있다.


"받아 적어라"

 

딸아이, " 네....^^* "

 

"제목 , 각서 "

 

"네?"

 

"묻지 말고 그냥  적어라.....
.....본인은 평생 시집을 가지 않을 것이며... "

 

"...것이며..."


"제가 서른 살이 되는 해부터 매월 300만원씩을
부모님께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2007년 7월 3일 둘째딸 손도장 꽉~ "

 

"..........."

 

어쨌든 적었으니 나도 보장자산 확보했다.

이제 TV 에 신동엽이 나와도 부끄럽지 않다.

 

딸아이가 써 준 각서를 품고 있으니 세상이 가소롭다.

망한들 대수냐, 또 벌면 되지...하하하

 

비도 참 잘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