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부르다

젖 먹는 노인 - 루벤스

숲속편지 2008. 8. 7. 18:35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Peter Paul Rubens)는 독일 태생이지만

주로 플란다스 (플랑드르 -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부 지역의 옛이름)의 궁정화가로 활동했다.

동화 "플란다스의 개" 에서 주인공 네로가 죽어가면서도 눈길을 거두지 못했던 그림이 바로 루벤스의 그림이다.

 

루벤스는 성스러운 종교화와 더불어 나체화 또한 많이 그렸다.

옛날 양반이라 물어볼 수 없어 모르긴 하지만,

에로틱한 소재로 성스러운 주제를 담아내는 일은 화가로서 대단히 즐거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내용과 상관 없이 에로틱한 상상을 자극하는 아래 그림 또한 암스테르담 Rijks museum에 걸려있는 루벤스의 그림이다.

창 밖에서 훔쳐보는 로마병사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그런데 이 그림이 뜬금 없게도 푸에르토리코의 독립투사 얘기로 각색되어 인터넷에 떠 있는 것을 봤다.


 

Cimon and Pero (Oldman & Woman),1630,  Oil on canvas, 155 x 190 cm

 

 

루벤스의 또 다른  Caritas Romana 그림.

 

옛날 로마에 시몬(Cimon)이라는  곧 처형될 늙은 죄수가 있었다.

그는 처형날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의 딸 페로(Pero)가 몰래 감방에 들어와 아버지에게 젖을 먹였다.

서양판 심청전이 아닐 수 없다.


로마의 사학자 발레리우스 막시무스(Valerius Maximus)가 쓴 책에 남아 전해지는 "효심"에 관한 얘기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이야기만 드립다 그리던 중세화가들에게 대단히 좋은 그림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루벤스 말고 다른 화가들도 Caritas Romana(로마의 감동 혹은  로마의 사랑)을 그렸다.


 

 

 

 

 

무릴료( Murillo)가 그린  "Caritas Romana(로마의 사랑)"

 

 

프랑스 미술가 Greuze Jean Baptiste의 "Cimon and Pero"

 

 

자꾸봐도 오해의 여지가 충분한 그림들이다.

그림이란게 원래 그렇다.

이미 뱉은 말처럼, 화가의 손을 떠나면 해석은 보는 사람 맘대로다..